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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과 피할 수 없는 1일 - 2026년을 맞이하며

kiteday 2026. 1. 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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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남들이 서로 앞다퉈 신년 계획과 목표를 짜는 동안 나는 그런 것들을 짜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새해가 되어서야 한 해를 글로 적어내릴 결심을 했을 뿐이다. 25년에 정리한 생각들을 나누어보고자 한다.

​25년 2월 드디어 대학원을 졸업함으로 나는 완벽한 무소속 상태가 되었다. 더 나은 기회와 호기심으로 대학원에 갔지만 격동의 시대에 AI를 연구한다는 것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끝도 없이 새로운 것이 나와서 그걸 따라가는 것도 벅찬데 정부의 연구비 삭감으로 연구비가 하루 아침에 0원이 되어 갑자기 생활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까지 놓였다. 연구에서 느낀 것은 천재는 많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목표하는 학회에 논문을 내겠다고 죽자고 덤벼들었지만 완벽한 실패를 맛보고서 처음으로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완료주의를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이제는 달리기를 멈추고 정비할 타이밍이 왔음을 직감했다.
작년은 내가 나에게 주는 갭이어였다. “그냥 조금 쉬고나서 취업 준비하려고요” 라는 말을 많이 했지만 누구에게도 내가 의도적인 갭이어를 가지리라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사실 나의 계획은 올해를 통으로 버리는 것이었다. 버린다고 표현하니 비 생산적으로 들리지만, 사실은 내가 가진 유한한 에너지를 연구와 같은 학문이 아닌 다른 여러 갈래로 틀어보고 싶다는 말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식품영양에서 시작해 미대와 인공지능 전공 석사까지 분야는 넘나 들었지만 줄곧 학문에 매몰되어있었고, 그 결정의 큰 원인 중 하나는 불안이었다. 나에게는 무소속 상태에 대한 막역한 불안이 늘 자리매김 했다. 불안은 늘 어떠한 미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는 내게 직시하는 눈을 흐리게 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걸 계속 지속하기에 증명해내기 위한 싸움에서 너무나 지쳐버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유한한 자원을 통해 어떤 경험을 만들어서 나의 판단력을 흐려지게 만드는 불안으로부터 더 큰 자유를 얻는 것이었다.
전반부에는 할 일이 많이 있었다. 영상 편집도 하고, 여행도 가고, 친구들도 많이 만나면서 매일 충분한 잠과 압박없는 환경에서 행복감을 느꼈다. 심지어는 서비스직 알바조차 재미있었다. 학생 때 줄곧 사무직 업무만 해봤기 때문에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떤 균열이 생기는 것은 그것들을 거의 다 헤치우고 나서 부터이다. 그 때부턴 내게는 내일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꼭 해야지 하는 것들은 이미 다했고, 딱히 새로이 하고 싶은 공부나 직업은 당장에 없어 결국 취업을 하기로 했다. 한 해를 통으로 보내기엔 나는 너무 유약하고 내 불안은 생각보다 컸기 때문에 갭하프이어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평생 직장도 평생 직업도 없다는 걸 알지만 일단은 전공을 살린 일자리가 필요했다.
취업이 어렵다고 말만 들었지 정말 이 전선에 나와본 건 최초였다. 나는 여러 프로젝트 경험, SCI 해외 논문 및 국내 논문 다수, TA 및 튜터로 강의를 맡아본 경험이 있었지만 서류 통과조차 쉽지 않았다. 일단 내 분야를 원하는 직무 자체를 찾기 어려웠다. 어쩌다가 서류가 통과하더라도 과제 테스트와 코팅 테스트 앞에서 석사 학위는 무용지물이었다. 그렇게 몇 달을 써버리고 나니까 직업을 얻는 것 이외에 쓸일 없는 것들에 시간을 많이 쓰고 있는 자신에게 화가 났다. 왜 나는 직업을 찾을 수 없을까? 그래서 그냥 화를 내기 보다 인과관계를 알고싶어 이에 대한 이유를 찾기로 했다.
크게 두 가지가 문제가 된다. 바로 인플레이션과 AI 때문이다.

...(중략) ...

일을 시작하기에는 외적동기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 일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내적동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을 말로 정리한 날 나는 머리를 한대 맞은 듯한 큰 발견을 한 기분이었다. 거의 십년 이상을 고민하던 것에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았다. 이 기준 하나로 그간 타성에 젖은 듯한 문장도 설명되지 않던 나의 중구난방같은 관심들도 모두 내 안에서 정리해 줄 세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 정리해보자. 일에서 얻고 싶은 것이 몰입감이라면 일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내적동기이고 몰입과 내적동기가 큰 것의 공통점은 단 하나였다. 이 일에게 대체 불가능한 재미(쾌)가 있는가? 어떤 것에 절대적으로 즐겁기만 한 일은 없다. 다만 불쾌를 상쇄할 절대적인 쾌의 권력이 있다면 그게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이 들어도 나는 멈추지 않는다. 이 기준은 사실 일 뿐만 아니라 나의 모든 기준적 잣대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문장이다. 올해도 책임과 재미 그 어느 경계속에서 살아가보려 한다. 새해 첫 날 이것저것보다 읽은 인상 깊은 문장이 있다. 그 문장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과거도 미래도 다 현재를 위한 것이다.

 

 


전문은 kiteday 서브스택(하단 링크)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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